2022년 여름, 아르스쿨링 캠프를 양양으로 갔다. 서핑을 해보기 위해서였는데, 다들 처음 도전하는 거라 기대 반, 설렘 반이었다.
이틀 동안 강습을 받았는데, 강사가 밀어줄 때는 그럭저럭 일어섰지만, 강습이 끝나고 나니 혼자서는 잘 안 됐다. 어떤 파도를 타야 하는지, 언제 일어서야 하는지도 모르겠고, 과연 이 파도로 서핑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잔잔했다. 결국 우리가 한 건 ‘서핑 보드를 한 번 타 봤다’ 정도였던 것 같다.
이틀째 되는 날, 눈이 너무 빨개져서 근처(차로 20분 거리)에 있는 안과에 갔다. 의사가 "서핑했냐"고 묻길래 그렇다고 했더니, 모자나 선글라스를 꼭 써야 한다고 했다. 눈도 햇빛에 탄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.
캠프가 끝나고 영어 학원에 갔더니, 외국인 강사가 나를 보자마자 "어, 너 서핑했구나!"라고 말했다. 그 친구도 서핑을 즐기는데, 눈이 그렇게 쉽게 탄다고 했다. 혹시 서핑할 때 쓸 수 있는 선글라스가 있냐고 물어보니, 있긴 한데 파도에 휘말리면 쉽게 잃어버려서 한 번 써보고 다시는 안 썼다고 한다.
2022년 이후 아르스쿨링에서는 여름 캠프로 서핑하러 간다. 물론 서핑만 하는 건 아니지만, 적어도 서핑이 가능한 바다로 간다. 2023년에는 제주도로 갔지만 태풍 때문에 서핑은 못 하고 물놀이만 했다. TV에서 보던 서퍼들은 그런 파도에서도 잘만 타던데, 태풍 때 몰아치는 파도는 초보자들에게는 보기만 해도 공포였다. 2024년에는 다시 양양으로 갔지만, 이번에는 파도가 너무 잔잔해서 한 시간 강습만 받고 보드를 반납한 뒤 물놀이를 했다.
양양이 좋은 점은 기존의 휴양지와는 다르게 젊은이들 감성에 맞게 ‘힙한’ 분위기가 있다는 거다. 외국 휴양지 느낌도 나고, 서핑을 못 해도 그 자체로 재미있다. 아마도 아르스쿨링 캠프는 당분간 여름마다 양양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