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009년 친구와 함께 일본 홋카이도에 있는 후라노 스키장에 갔었다.

아는 동생이 한진관광에서 일본 담당으로 일하고 있었는데, 당시에 리조트와 항공권을 연계해 이벤트로 싸게 나온 게 있어서 100만 원도 안 되는 가격에 4박 5일 스키 여행을 가게 되었다. 

 

젊은이들이 많이 가지만 좀 혼잡스러운 스키 리조트와 핫하지는 않지만 조용한 분위기의 후라노 리조트 중에 선택하라고 했었는데 번잡스러운 곳을 싫어하는 나는 한적하고 평화롭다고 얘기했던 후라노를 선택했었다. 

 

신치토세 공항에 내렸을 때 첫 느낌은 똑같은 겨울인데 한국과 많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. 물론 다른 나라에다가 위치도 훨씬 북쪽이고 눈이 많이 온다는 지역이라 당연한 얘기겠지만 그냥 첫 느낌은 일본 영화에서 보던 느낌 그대로랄까... 일본 영화 Love Letter를 보면 알 거다, 어떤 느낌인지. 뭔가 아기자기하고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였다. 

 

술 한잔하고 싶어서 호프집을 찾았는데 숲속 오솔길을 지나서 가야하는 곳이었다. 눈이 엄청 오는 날이었는데 그 눈을 뚫고 가다가 숲속 풍경이 신비로워 보여서 사진을 찍었다. 산장 같은 술집은 호롱불로 밝힌 어두침침한 곳이었는데 친구와 나는 벽난로 옆에 앉아 잭다니엘 한잔씩 했다. 

 

나중에 그 때 기억이 너무 좋아 다시 가려고 했더니 가격이 비쌌다. 예전에 이벤트로 싸게 나온 가격이 기억에 박혀있어서 비싸게 느껴졌나 보다. 언젠가 다시 가 볼 날이 오겠지.